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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별자리

양자리의 수메르 신화

by 12별토끼 2024. 1. 8.

양자리는 수메르에서는 쿠말 KU.MAL, 들판에 거처하는 자로, 양치기 두무지 Dumuzi (바빌로니아에서는 탐무즈 Tammuz) 혹은 길가메시 서사시에 등장하는 엔키두(EN.KI.DU)라고 합니다.

사랑과 전쟁의 신 인안나의 남편 양치기 두무지

두무지 Dumuzi/탐무즈 Tammuz는 식물과 생명, 성장의 신으로 전쟁과 사랑의 여신 인안나 Inanna/이슈타르 Ishtar의 남편입니다. 본래 두무지는 우르크의 왕으로 양치기, 목자의 신이었으나 인안나의 사랑을 받으면서 천상과 지상의 생물을 기르고 성장하게 하는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인안나와 두무지의 결혼 An ancient Sumerian depiction of the marriage of Inanna and Dumuzid

 

두무지는 인안나에게 자신의 남성적인 힘을 과시하려고 멧돼지 사냥을 나갔다가 멧돼지의 날카로운 어금니에 받혀 죽어서 명계로 내려갑니다. 이에 인안나는 직접 명계로 내려가 두무지의 부활을 요구합니다. 명계를 다스리는 에레슈키갈Ereshkigal은 두무지를 내놓지 않으려 하는데 인안나가 명계로 가니 세상이 어떻겠어요. 사랑의 신 인안나의 부재로 사람들이 사랑을 하지 않으니 인간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수메르 신들은 자신들을 대신해 노동을 시키고, 또한 자신들에게 공양을 하도록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신들이 중재를 합니다. 겨울 동안은 두무지가 명계에서 에레슈키갈과 머무르고 봄에 다시 부활하여 이슈타르와 함께 머무르기로 한 것입니다.

수메르인은 매해 봄마다 대지에 씨를 뿌린 뒤 두무지/탐무즈의 부활제를 올렸습니다. 예수의 부활 축제가 봄인 이유입니다. 성경의 뿌리도 수메르 신화와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수메르의 인안나와 두무지 신화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아프로디테 Aphrodite와 아도니스 Adonis 신화와 비슷합니다.

길가메시와 엔키두

고대 바빌로니아 별자리 목록을 살펴보면, 산양자리(Aries)에 ‘품팔이 별자리’라는 주석을 달려 있는데, 품팔이는 <길가메시 Gilgamesh 서사시>의 엔키두(EN.KI.DU)입니다.

엔키두,  기원전 2027-1763년,이라크 박물관

길가메시는 우르크의 왕이었는데 백성들을 괴롭혀, 여신 아루루(혹은 닌후르쌍 : 창조의 신)가 길가메시에 대항할 이로써 엔키두를 창조했습니다. 털이 많고 원시적인 엔키두는 처음에 짐승들과 어울려 사냥꾼에게 위협이 됩니다. 그러나 길가메시 왕이 신성한 매춘부 샴하트 Shamhat를 보내 6일 낮 7일 밤을 동침하니 여자의 힘에 정복당한 엔키두는 힘이 빠지고, 느려졌으나 이해력은 사람처럼 넓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엔키두는 신부의 초야권을 빼앗는 길가메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당시 도시의 모든 신부는 첫날밤을 신랑이 아닌 왕 길가메시와 보내야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엔키두가 우르크로 가서, 혼례를 올리는 집 문 앞에서 길가메시를 막아섭니다. 둘은 서로 맞잡고 젊은 황소처럼 겨루다가, 서로 친구가 됩니다.

엔키두는 길가메시가 삼목산의 산지기 훔바바 Ḫum-ba-ba/후와와 Ḫu-wa-wa와 하늘의 황소를 죽일 때, 함께 했는데, 길가메시가 산지기 훔바바에게 동생을 팔아먹고 생포하자 훔바바가 엔키두를 조롱하면서 품팔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엔키두. 너는 나에 대해 그에게 아예 악담을 하는구나. 품을 파는 놈은 품을 파는 걸로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는 법. 너는 남의 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니며 악담만 하는구나.”

김산해, <최초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 중에서

엔키두는 왕 길가메시를 보좌하면서 앞에서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자자리가 왕이라면 양자리는 기사, 전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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