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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토끼의 일상

108배 11일] 힘을 빼는 것이 더 어렵다(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by 12별토끼 2024. 1. 26.

꿈에 벌레가 가방에서 꿈틀거리다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날 공격했습니다… 

 

깨면서 몸서리를 치느라 

이불을 차내고 소리까지 지르고 있었습니다.      

 

다시 잠들면 벌레 꿈을 

계속 꾸게 될 것 같아 무서워 잠을 못 잤습니다.     

 

그렇게 잠을 설치고 자다 깨다 

어제는 결국 늦잠을 자고

108배를 건너뛰었습니다.      

 

동해 어느 카페의 입간판.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너무 열심히 읽었나 봅니다.     

나는 벌레가 몸에 닿기도 전에 무섭고 몸서리를 쳤는데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벌레로 변하고도

어떻게 출근과 가족의 생계 걱정부터 할 수 있었을까요?    

 

줌으로 별자리 Astrology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고전 소설과 동화 그리고 작가의 삶을 예로 들기 위해

요즘 계속해서 고전을 읽습니다.

 

한 번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밑줄 그은 문장을 정리해 두어도

예로 들기 위한 문장을 고르기 위해서는

다시 책을 펼쳐 드는 일이 많습니다.

 

계속 반복해서 읽다 보니 꿈에까지 나온 모양입니다.    

 

요즘 밤에는 서너 시간 정도 자고 

낮에 한두 시간 낮잠을 잤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108배하고 금강경을 읽으려면 

저녁에 일찍 자야 합니다.

 

그런데 9시나 10시에 자면 

12시나 1시쯤 애매하게 일어납니다.

그래 12시나 1시쯤 잠들어 4-5시에 일어나고

108배를 한 다음 글을 쓰다가 

낮잠을 잡니다.     

 

하루를 둘로 쪼개어 살던

프란츠 카프카처럼요.     

 

프란츠 카프카는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가족의 바람대로 법학을 전공하고 

‘보헤미아 왕국 노동자 재해 보험 공사’에서 일하면서

퇴근 후 소설을 썼습니다. 

보험 공사의 일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낮 2시에 퇴근한 다음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나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벌레 꿈에 잠을 설치고

108배를 건너뛰고 나니

어제는 종일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오늘은 또 알람도 울리기 전에 

새벽 4시에 일어나 108배를 했습니다.     

 

운동할 때 힘주는 것보다 

힘을 적당히 빼고

가볍게 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운동할 때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힘을 빼고 편안하게, 

그래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처음 108배 108일 동안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꾸준히 하되

매일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에도 3일에 두 번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매일 하면서

욕심이 생긴 모양입니다. 

열흘을 연속으로 하다가

하루 쉬었다고

마음이 불편해지다니요.     

 

마침 오늘 금강경 말씀에

“옳으니 그르니, 잘했느니 잘못했느니 하는 

시비 분별을 떠나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는 안목이 

지혜의 눈입니다.”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흔들리고 무너져도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하려고

너무 힘을 주면 이내 꺾입니다.     

 

<변신>의 그레고르 잠자는

아버지가 사업을 실패한 이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5년 동안 단 한 번도 아픈 적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벌레로 변신해 

가족의 천덕꾸러기가 되고

결국 굶어죽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때로 힘이 들면 쉬었다 가면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입니다. 

 

타인의 눈이 아니라 나 자신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 보고 행하는 자유로움을 가지고 싶습니다.      

 

오늘은 다시 108배로 하루를 시작했으니

다시 또 씨익- 웃으며 좋은 날을 보내겠습니다.      

 

#다시10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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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힘이들면잠시쉬어가도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