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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토끼의 일상

108배 13일] 시작은 반이 아니다. 호르몬의 저주, 갱년기

by 12별토끼 2024. 1. 28.

호르몬의 저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 지 4년입니다.

매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듯、 매일 108배를 합니다。

처음 시작은 뾰루지, 피지낭종이었습니다.

그것도 얼굴에 크게 난 뾰루지 때문에

108배를 시작하고

피부과를 다니고

결국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까지 했지만

뿌리를 뽑지 못했습니다.

운동해서 땀을 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정도는 됩니다.

대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다시 커질 것입니다.

 

생리가 들쑥날쑥하더니

가을부터 하혈을 심하게 하면서

산부인과를 다녔습니다.

 

이제 나이 오십이니

진짜 갱년기입니다.

호르몬의 저주를 정말 뼈저리게 느낍니다.

 

나는 자유의지에서 나오는 이성에 따라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고

내 앞날을 결정한다고 믿어왔습니다.

 

호르몬 : 동물의 내분비샘에서 분비되는

체액과 함께 체내를 순환하여,

다른 기관이나 조직의 작용을

촉진, 억제하는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

 

호르몬은 Hormone

그리스어 호르마오’(hormao)에서 유래했는데,

자극하다혹은 흥분시키다라는 뜻입니다.

 

이름 그대로 호르몬은

우리 신체를 자극, 흥분시켜

의지와 상관없이 몸을 움직이게 합니다.

 

여성은 생리를 할 때,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살이 찌고,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도벽이 생기는 등 이상 행동을 하기도 하죠.

 

갱년기의 호르몬 변화는

그보다 더 심각합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몸으로 말해줍니다.

호르몬 변화로

몸이 아프면서

이제 여성으로 끝인가, 하는 우울감도 큽니다.

 

이번에 108배를 다시 시작한 이유입니다.

그래도 돌아보니

내 인생 유일한 다이어트 성공은

108배를 할 때였습니다.

 

108배만으로 살이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식이요법도 했고

운동도 병행했으며

글도 가장 많이 썼고

일도 많이 했습니다.

 

한 번에 열흘, 보름씩

석 달 동안 하혈을 하니

어지럽고 무서웠습니다.

외출을 아예 할 수가 없었고

종일 침대에 누워 있는 날도 많았습니다.

 

결국 미레나 시술을 했는데

이제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미레나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5년간 일정하게 흘러나오도록 만들어진 피임기구인데

생리통이나 생리양을 줄여주기 때문에

나처럼 생리통과 하혈이 심한 경우

갱년기에 생리불순으로 고생하는 경우에도

시술을 합니다.

 

의사가 하도 겁을 주어서

(보험 적용을 해도 가격이 20만 원이 넘고

근종이나 다른 이유로 아예 시술을 할 수 없거나

시술 후 적응을 못해 바로 제거하는 경우도

10-20% 정도 된다고 합니다.)

걱정했는데 일단 한 달이 지난 결과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량의 출혈은 한 달째 지속되고 있지만

보통 3-6개월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했고

다시 하혈을 심하게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없어지니

그것만으로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운동도 시작은 반이 아닙니다.

시작은 시작일 뿐입니다.

 

아무리 작심삼일이 습관이고,

시작만 하는 사람이라 해도

몸이 아프면 계속하게 됩니다.

매일 밥을 먹고 매일 잠을 자고

그 단순한 반복이 삶을 계속 이어가는

원동력이듯

매일 몸이 겪는 통증과

질병에 대한 불안감은

매일 108배를 시작하게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오늘도 108배로 굿모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