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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토끼의 일상

108배 29일] 엄마의 식기세척기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by 12별토끼 2024. 2. 15.

명절에 큰언니가 의견을 내서

엄마네 식기세척기 놓아드렸습니다.     

드디어 우리 엄마 설거지에서 해방시켜 드렸어요.

 

어제 바로 배송이 와서

설치해 놓고 왔습니다.     

 

식세기 오면 바로 사용해 본다고

설거지할 그릇을 그대로 두셨더군요.

칠십이 넘어도

참 귀여운 할머니 아닌가요.     

 

제가 식세기 전용세제를

주문한다고 해놓고

배송과 설치가 너무 빨라

깜박했습니다.      

 

온라인 배송을 시켰는데

엄마가 빨리 써보고 싶어 하시는 눈치기에

같이 마트 가서 사 왔습니다.     

 

그런데, 삼성에서

식기세척기 세제

스타터팩 할인으로

무려 65% 할인 쿠폰을 줍니다.

 

구입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결국 식세기 전용세제값이

식세기값 14% 들었습니다.     

 

사람들 말이 식세기는 세제값이

더 든다고 하더니

정말 배보다 배꼽이 큽니다.     

 

엄마는 칠십이 넘으셨는데

허리가 꼿꼿하시더니

얼마 전부터 갑자기

허리가 많이 굽었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설거지에서 해방된 울 엄마

많이 좋아하시니

나도 참 좋습니다.     

 

사실 40년 넘게 엄마가

내 아내인 것처럼 살았습니다.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극 중 여주인공 전도연의 대사입니다.

일하는 여자에게는 아내가 필요합니다.

 

엄마가 제 밥과 빨래 다 해주셨고

저도 예쁜 그릇이며 냄비, 청소기 등

‘혼수’한다 생각하고 엄마한테 다 해드렸습니다.     

 

엄마도 셋째 딸 시집 안 가도 좋다며

평생 같이 살자 했거든요.

 

갑자기 사정이 생겨 

독립하고부터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습니다.     

 

엄마와 함께 살 때는

매일 아침밥부터 먹고 씻을 것인가

씻고 먹을 것인가 고민했는데

 

요즘은 설거지하고 먹을 것인가

먹고 설거지할 것인가 고민합니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

그리고 오늘,

어쨌든 108배하며

힘차게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