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산티아고 사진을 보면
흐뭇합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NUfr4/btsEP8cNHr5/uBleBLT6yAtaJu61SphOhK/img.png)
벌써 15년이 지났고
겁도 없이 벽돌 같은 DSLR을
들고 갔으나
그야말로 카메라 켜고 끄는 것만
배우고 가서 찍은 거라
흔들리고
초점도 밝기도
제멋대로인데 말입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진은
바로 피레네산맥의
무릎 꿇은 나무입니다.
수목한계선,
강한 비바람과 추위,
부족한 강수량 때문에
마치 사람이 무릎 꿇고 있는 것처럼
기이한 형태로 자란 것입니다.
자연에 항명(抗命)하는 것은
오직 인간이요
풀이나 나무, 동물은
자연을 따라 삽니다.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 무릎 꿇은 나무로 만든다고 합니다.
나무가 찰지고
공명이 좋다고 합니다.
제가 피레네산맥을 넘으며 본
무릎 꿇은 나무는
짙은 안개와
고개를 들면 살짝 비치는 햇살과 더불어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시대에 따라 쓸모에 따라
사람에 따라
계속 바뀝니다.
그런데,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요?
요 며칠 바닥에서 일어날 때
무릎이 삐걱거립니다.
108배할 때는 말짱한데
바닥에 앉았다 일어날 때만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108배가 아니라
60배만 했습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것이니
무리할 필요가 없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며칠 쉬었던
오후 산책을 해야겠습니다.
허리 꼿꼿한 이상한 할머니가 되려면
우아하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려면
계속 108배가 하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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