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토끼의 일상

108배 33일] 내 귀에 심장, 이명 : 아, 내가 살아있구나!

by 12별토끼 2024. 2. 19.
 
이명은 교통사고 이후 생겼습니다.     

 

 

교통사고 소송 패소하고 이명과 친구 하며 도 닦는 기분... 삶에는 수행이 필요합니다.

 

가끔씩 귀에서 삐~ 하기도 하고

대개는 가만히 있다가 

귀에서 윙윙, 슉슉~ 소리가 들립니다.     

 

의사는 나의 경우,

귀 뒤쪽 혈관에서 

피가 흐르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 합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몸에 심장이 뛰고

피가 흐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그 소리들은 다 어디로 갈까요?     

 

보통은 당연한 신체 현상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뇌가 걸러서 소리로 인식하지 않지만

저처럼 교통사고나 어떤 이유로

그 소리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걸러지지 않고 뇌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이명으로 청각에는 이상이 없으나

삶의 질은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 소송에서는 

이명은 병이 아니고 보상할 필요가 없답니다.

 

그런 소견서를 낸

병원에서는 계속 치료와 더불어

귀에 장치를 다는 것은 어떠냐

귀 뒤쪽의 혈관에 시멘트를 발라

소리를 들리지 않게 하는 

수술도 있다고 권합니다.     

 

교통사고로 

이명이 시작된 것은 맞고

치료는 필요하나 

병은 아니니 보상은 없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     

 

이후 치료를 중단했습니다.     

 

병원도 의사들도

법원과 판사들도 

다 싫어졌습니다.

 

세상에 정의 따위는 없습니다.

 

드라마 속 누구 말처럼

법이란 있는 자들을 위한 것이죠.     

 

이명과 친구 하면서 사는데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나

108배를 할 때면

갑자기 슉슉 핏소리가 커집니다.     

 

내 귀에 심장이 하나

더 달린 것처럼요.      

 

처음 이명치료를 담당했던 

그나마 양심적이고 착했던 의사는

108배를 하는 것은 혈액순환에 좋으니

이명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었습니다.     

 

오늘처럼 108배하다

갑자기 슉슉~ 

이명이 울리면

아, 내가 살아있구나

귀에도 피가 잘 돌고 있구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