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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84

108배 26일] 산티아고에서 108배하는 꿈을 꿉니다. SNS의 마법 아침에 108배를 하고 책을 읽고 모닝페이지를 쓰려는데 스페인에 사는 친구에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시차가 7시간이라 그곳은 새벽 3시였습니다. 작년에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다녀간 후로 연락이 없어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밤에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하니 부르고스 Burgos로 이사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친해진 것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길 덕분이었습니다. 서른 초반에 그 길을 걸었고 그 길에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친구는 나의 강력한 추천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고 지금은 스페인에서 삽니다. 부르고스에서 새롭게 민박과 한식당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한 시간이 넘는 긴 통화는 “그래서 넌 언제 올 거야?”로 끝났습니다.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에 좋은 길이 .. 2024. 2. 12.
108배 25일] 꿈에 죽은 사람이 보이면...뒤늦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일찍 일어난 것은 꿈 때문입니다. 한참을 신나게 웃고 떠들었는데 꿈에서도 그가 2년 전 죽었다는 게 떠올라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이불속에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고 카페라테를 마시면서도 멍했습니다. 종편 초창기 함께 일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고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일했는데 2년 전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밤샘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너무 피곤했는지 잠시 차를 세우고 잠들었다가 그 길로 떠났다 합니다. 나를 보면 언제나 환하게 웃으며 “김작가 왔어” 하던 그의 표정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늦게 알았다고 바쁘다고 핑계 대며 그의 영전에 술 한 잔 올리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립니다. 108배를 하며 뒤늦게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꿈은 꿈일 뿐인데도 자꾸 멍해.. 2024. 2. 11.
108배 24일] 108로 시작하는 설날 아침, 나 홀로 명절 설 명절 아침입니다. 올해는 혼자 고요하게 시작했습니다. 명절이면 전을 부치고 음식을 만들고 가족들 맞을 준비를 하다가 혼자 이렇게 시작하는 명절은 처음입니다. 혼자 살 때도 대개는 명절 전에 집에 가거나 명절 아침에 집에 갔었는데 말이죠. (온 가족이 모이기 위해 내일 부모님 집에 갑니다.) 혼자 일출이라도 보러 가려다가 사진으로 대신했습니다. 무슨 사진을 그리도 열심히 찍었는지 찍으러 가볼까 하다 말아도 꼭 그에 맞는 사진이 있습니다. 오늘의 일출과 그날의 일출은 다를지라도 말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일출 시간이 빨라집니다. 처음 108배를 시작할 때는 어둠 속에 달이 빛나더니 이제는 밝을 때 달이 보이기도 합니다. 하루 해가 가장 짧은 동지가 지나고 입춘도 지났으니까요. 해도 달도 자신의 속도에 맞춰.. 2024. 2. 10.
108배 23일] 양배추를 먹자!넷플릭스 다큐 음식이 나를 만든다: 쌍둥이 실험, 이후 넷플릭스로 다큐멘터리를 하나 보았을 뿐인데 고기성애자, 잡식의 내 삶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고기를 안 먹을 수 있을까요? 예전에 알던 몇몇 채식주의자들이 떠올랐습니다. 탄수화물중독의 00 작가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던 00 카페조차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던 00 압니다. 알고 있습니다. 고기를 끊지 못하는 잡식자의 변명입니다. 하지만 고기는 너무 맛있습니다. 채소꾸러미를 받아먹던 작년이었다면 좀 더 편했을까요? 농사짓는 디자이너 언니가 1년에 6번 때에 맞춰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채소 꾸러미를 보내주었는데 올해는 쉬어 간다고 합니다. 버려지는 것이 너무 많다고 하네요. 고기성애자는 채소 꾸러미가 오면 고기부터 사다 구웠습니다. 책을 봐도 레시피가 알쏭달쏭한 채소들.. 대개 고기와 함께 구우면 아주 훌륭했습니다.. 2024. 2. 9.